어른들은 몰라요 (2020)

어른들은 몰라요 2020. 이환 감독

보기 전에 망설였다. 영화 시놉시스와 평들이 불편했다. 이환 감독 전작 <박화영>의 기억도 거들었다. <박화영>을 볼 때 힘들었다. <박화영>은 나와 전혀 마주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세계와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영화였고 <어른들은 몰라요>(2020)도 그런 영화였다. 나와 다른 세계, 그속에서 사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즐거움을 주거나 고통을 주는데, 이 영화는 고통을 준다. 보면서 하게되는 리액션은 거의 전부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말라고..’ 였다. 등장인물들의 행위를 보는 게 고통스러워 영화속으로 들어가 뜯어 말리고 싶어진다. 줄곧 이어지던 이런 어두운 분위기는 상담사가 나타나는 전후로 바뀐다. 상담사를 연기한 배우의 얼굴이 아이즈원 민주 같아 보여서, 민주가 연기도 하는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암튼 상담사가 등장한 후, 이제 보기 힘든 장면은 안 나오겠지 하는 안도가 찾아왔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후에도 보기 힘든 장면이 반전처럼 나온다. 하니 연기가 놀라웠다. ‘밝고 예쁜’ 연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말끝마다 욕설이 붙는 ‘어둠’의 연기에 도전한 것이 놀라웠고 좋았다. 등장인물 중 이름이 기억나는 건 세진 뿐이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다. 세진 캐릭터는 지능이 약간 모자라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제일 악한 캐릭터 같아 보이기도 한다. 컨테이너에 깔려 비명횡사 하는 장면과 배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취하는 세진과 영화의 흐름이 아직 안 잊힌다. 이 배우가 10대라서 아직 이 영화를 못 본다는 사실이 안심이 된다. 청불 영화에 출연한 아역 배우의 시간은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게 갈 것 같다. 어떡해..ㅠ

한줄평: 외면하고 싶은 세계, 포르노(고통 전시)로 말해야만 하는 이유 ★★★

유정이
새론이
소현이
향기

모두 아역 배우로 시작해 좋은 배우가 됐다. 새론이는 아역 때 출연한 청불영화 기억이 강렬해. 앞으로 좋은 영화 많이 출연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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