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백화점을 들렀다. 뭘 사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명품관 매장은 그냥 지나가면서 보기만 해도 눈이 행복하다. 불가리는 내가 처음 입덕한 명품 브랜드다. 내 돈 주고 샀던 첫 번째 브랜드다. 지갑이었는데 명품 치고는 고가는 아니었다. 지금은 살 엄두도 못 낸다. 불가리는 보석류 악세사리가 예쁜 게 많다. 이런 건 지나가다가 보이면 걸음을 멈추지 않곤 못 배긴다. 예쁘고 아름다운 건 그저 바라보는 거라도 행복하다. 불가리는 명품계에서 약간 소외된 브랜드 같은 느낌이 있다.
명품관 매장에서 언제나 웨이팅 라인이 긴 브랜드는 샤넬이다. 내가 언제 볼 때마다 줄이 길었다. 나도 언젠가 저 라인에 드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간절한 소망까진 아니다.
그러나 그냥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