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6. 버스를 놓치는 무한 루프

내가 타야할 버스가 몇 분 후 도착하는지 확인한다. 5분 이상 남았으면 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뉴스 기사 같은 걾읽르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어쩌다 넘 몰입해서 버스를 놓친다. 다시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한아.

숙대입구역 정류장 광고판. 아린이.

매일 도와주러 오시는 분이 그민둔다고 알리셨다. 건강이 안 좋아져서 쉬어야겠다고 하신다. 새로운 사람에게 내 몸을 맡기는 거 정말 적응하기 힘들다. 이런 거 가독은 모르는 것 같다. 빨리 분가해 혼자 살거나 결혼하고 싶다.

2021. 10. 22. 일 잘 하는 사람

신한은행 남부터미널 지점 앞.

은행에 왔다가 그냥 돌아올 뻔 했다.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안 보여서 인터넷 지도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건 전화는 ARS 콜센터로 넘어가고 상담원에게 이 상황을 정확한 발음으로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끊고 돌아가려다 마침 입구로 나왔다 들어가는 직원이 보여 도움을 요청했다. 거리가 있어 은행 직원으로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렇게 보였다. 직원이 건물 주차장 쪽으로 안내를 해주셨는데 경사가 가팔라 혼자선 오르내릴 수 없어 보였다. 은행 창구 직원은 입사한지 얼마 안 돼보였다. 길어야 1~2년차 같아 보이는 직원은 일을 똑부러지게 잘 하는 것 같았다. 창구 앞에 직원 프로필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뽀샤시 필터를 사용한 듯 보였다. 인스타나 SNS 프로필에 사용하는 사진 같아 보였다. 혹시 카메라 앱 어떤 거 쓰세요? 물어보려다 참았다. 주접으로 보일 것 같았다.

크라운제과. 크림블.

이거 맛있다. 몽셀 통통과 미슷한 맛이다. 출출할 때 먹으려고 스벅에 가져갔다. 외부음식물 반입 금지로 아는데 이정도는 눈감아주는 걸로 알고있다. 거의 맨날 아침마다 보는 직원이 고마워서 하나를 드렸더니 이런 거 받으면 안 된다며 거절하셨다. 그게 사규라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다.

예전에 일하면서 아는 지식은 많은데 실제로 일은 못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갑자기 내가 그런 사람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맡은 일을 못 해낸 적은 없는데 그건 내 생각일 뿐인 건가. 실무 면접 때 무엇을 해봤냐, 사용해봤냐는 질문을 받으면 내 기준으로 답한다. 책보고 혼자 파본 것도 해봤다고 말하는데 이걸 어쩌면 허풍 내지 과장으로 볼 수도 있다. 사회 초년생일 땐 이렇게 말하고나면 거짓말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어서 이력서도 과장해 썼었다. 지금 나에게 리액트 다뤄봤냐고 물으면 혼자 파봤 기 때문에 예 라고 답한다.

2021. 10. 21. 미시오

미시오.

문을 못 열어 잠깐 갇혀(?) 있었다. 문이 앞에 있는데 왜 나가질 못하니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좀전에 따라다녔던 공익요원을 돌려보낸 걸 아쉬워하면서. 화장실까지 따라오면서 도와줄 거 없냐고 물어보는 게 여간 부담스러워서 가시라고 했는데 이런 복병이 매복해 있을 줄이야. 요즘 신축 빌딩은 출입문과 화장실 입구를 좁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엊그제와 오늘 지역 고용센터에 갔다. 실업급여와 내일배움 카드와 관련된 일 때문에 갔는데 장애인 고용공단으로 가는 게 좋다고 돌려보내려 했다. 해택과 지원을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예전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메뉴얼이 생긴 것 같다. 암튼 더 좋아진 거겠지 생각하는데 …

기왕 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모든 대기업이 장애인 의무 고용율 다 지키는 것보다 많은 중소형 기업이 장애인 1명 고용하는 것이 장애인 실업율을 낮추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믿고있다. 예전엔 그런 기업이나 장애인에게 지원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고 내가 알고있던 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다른 사람과 같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그래왔다. 생산성이 낮다. 느리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 아니다. 마감일을 넘겨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나를 자기가 호랑이인 줄 아는 고양이 같은 시선을 가지는 것 같다.

2021. 10. 18. 베터리 완충이 안 된 날은 하필

전날 밤 자기 전 휴대폰 충전을 꽂았는데 다음날 충전이 안 돼있는 날이 간혹 있다. 이상하게 그런 날은 일정이 빡빡하다. 왜 그런 것이야..ㅠ

보조 배터리를 샀다.

구글 검색 결과만 믿고 찾아갔다가 낭패를 봤다.

서초 고용센터 구글 검색 결과
요즘 서울시 왜냐한 빌딩은 전부 리모델링이거나 재건축 중이다

2021. 10. 16.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소설가는 천성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느날 소설이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 소설을 썼다고 한다. 나는 이걸 일종의 하나님의 계시 같은 거라 생각된다. 그전에는 소설을 쓰고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그러기 위해서 글쓰기 연습같은 걸 한 적도 없다고 한다. 그렇게 쓰게된 첫 작품이 문학상을 받고 지금의 대문호가 된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작금의 인기작가가 되고 소설가로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은, 돌아갈 수 있는 퇴로를 없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소설가로 등단하기 전부터 아내와 꾸려왔던 가게를 정리하는데 소설 쓰기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룬 위인들에게 있는 공통점 중 하나다. 해보고 안 되면 돌아가지 식으로 양다리를 걸치곤 성공을 바라는 건 기만이자 욕심인 것 같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AI 개발자 양성 교육에 수강등록했다. 접수 후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안 와서 전화 통화를 했다. 담당자에 의하면 접수는 확인됐는데 아무런 연락이 안 간 건 좀 이상한 일이라 했다. 나는 실무자가 실수로 누락했거나 뭔가 착오가 있었을 거라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고 통화를 끝냈다. 그런데 나중에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많아서 잘렸나, 장애가 있어서 잘렸나 같은 아무 쓸모없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회사를 퇴사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자소서에 도망치듯 마지막 회사를 그만뒀다고 썼는데 관용적인 의미와 명시적 의미가 모두 포함됐다. 그땐 그렇게 그만두지 않으면 못 그민둘 것 같았다. 회사가 안 놓아줄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인 보였고 다른 데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갖게된 건 모 포털회사의 장애인 개발자 채용 서류에서 탈락한 이후부터였다.

2021. 10. 4. 압구정 CGV 본관 3관

압구정 CGV 본관 3관에서 영화를 봤다. 내가 영화 보기 제일 좋은 관이라 멀어도 가게 된다. 집 가까이 극장이 있지만 맨앞 줄에서 봐야 한다. 간 김에 두 편을 봤다. 기적과 007을 봤다. 007은 조금 늦게 입장해서 오프닝 시퀀스를 놓쳤다. 왠지 영화 전체에서 제일 중요한 파트를 못 본 느낌이다.

영화 티켓
성형외과 광고 배너

갈 때마다 보이는데 계속 보게 된다.

2021. 10. 3. 내가 남선교회 소속이라니

집 가까운 교회에 등록했다. 거의 1년 넘게 비대면 예배만 드리니 현장 예배가 고팠다. 다니던 교회에 오랜만에 갔는데 처음 시작하는 느낌이어서 새 교회에 등록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새 교회 소속부를 보고 내 나이를 실감했다. 내가 남선교회 소속이라니. 어릴 때는 나이 많은 남자 집사님과 장로님 모임이었는데 내가 그 연배가 됐다. 이제 어린 첸구들과 놀 기회는 잘 없겠지.

백석대학교회 안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