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8. 베터리 완충이 안 된 날은 하필

전날 밤 자기 전 휴대폰 충전을 꽂았는데 다음날 충전이 안 돼있는 날이 간혹 있다. 이상하게 그런 날은 일정이 빡빡하다. 왜 그런 것이야..ㅠ

보조 배터리를 샀다.

구글 검색 결과만 믿고 찾아갔다가 낭패를 봤다.

서초 고용센터 구글 검색 결과
요즘 서울시 왜냐한 빌딩은 전부 리모델링이거나 재건축 중이다

2021. 10. 16.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소설가는 천성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느날 소설이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 소설을 썼다고 한다. 나는 이걸 일종의 하나님의 계시 같은 거라 생각된다. 그전에는 소설을 쓰고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그러기 위해서 글쓰기 연습같은 걸 한 적도 없다고 한다. 그렇게 쓰게된 첫 작품이 문학상을 받고 지금의 대문호가 된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작금의 인기작가가 되고 소설가로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은, 돌아갈 수 있는 퇴로를 없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소설가로 등단하기 전부터 아내와 꾸려왔던 가게를 정리하는데 소설 쓰기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룬 위인들에게 있는 공통점 중 하나다. 해보고 안 되면 돌아가지 식으로 양다리를 걸치곤 성공을 바라는 건 기만이자 욕심인 것 같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AI 개발자 양성 교육에 수강등록했다. 접수 후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안 와서 전화 통화를 했다. 담당자에 의하면 접수는 확인됐는데 아무런 연락이 안 간 건 좀 이상한 일이라 했다. 나는 실무자가 실수로 누락했거나 뭔가 착오가 있었을 거라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고 통화를 끝냈다. 그런데 나중에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많아서 잘렸나, 장애가 있어서 잘렸나 같은 아무 쓸모없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회사를 퇴사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자소서에 도망치듯 마지막 회사를 그만뒀다고 썼는데 관용적인 의미와 명시적 의미가 모두 포함됐다. 그땐 그렇게 그만두지 않으면 못 그민둘 것 같았다. 회사가 안 놓아줄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인 보였고 다른 데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갖게된 건 모 포털회사의 장애인 개발자 채용 서류에서 탈락한 이후부터였다.

2021. 10. 4. 압구정 CGV 본관 3관

압구정 CGV 본관 3관에서 영화를 봤다. 내가 영화 보기 제일 좋은 관이라 멀어도 가게 된다. 집 가까이 극장이 있지만 맨앞 줄에서 봐야 한다. 간 김에 두 편을 봤다. 기적과 007을 봤다. 007은 조금 늦게 입장해서 오프닝 시퀀스를 놓쳤다. 왠지 영화 전체에서 제일 중요한 파트를 못 본 느낌이다.

영화 티켓
성형외과 광고 배너

갈 때마다 보이는데 계속 보게 된다.

2021. 10. 3. 내가 남선교회 소속이라니

집 가까운 교회에 등록했다. 거의 1년 넘게 비대면 예배만 드리니 현장 예배가 고팠다. 다니던 교회에 오랜만에 갔는데 처음 시작하는 느낌이어서 새 교회에 등록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새 교회 소속부를 보고 내 나이를 실감했다. 내가 남선교회 소속이라니. 어릴 때는 나이 많은 남자 집사님과 장로님 모임이었는데 내가 그 연배가 됐다. 이제 어린 첸구들과 놀 기회는 잘 없겠지.

백석대학교회 안내지.

2021. 10. 2. 동네 도서관 오가는 길

도서관 오가는 길에 있는 어느 집 감나무에 감이 열렸다. 지나가며 볼 때마다 이 집이 좋아 보인다. 아마무시하게 비쌀 것이다. 적어도 수십억은 호가하겠지. 감은 맛있응까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니간다. 서울시내에서 이런 집에서 살고싶지만 지금은 능력이 안 된다.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는 일이다. 내가 산 주식은 사자마자 연일 마이너스권이다. 다음주엔 손절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단독 주택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감나무

미술학원 앞엔 새 그림이 걸려 있었다. 문이 열려 있어서 안을 몰래 구경했다. 한 교습생 이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부랴부랴 도망쳤다.

교습생이 그런 것 같은 그림..

도서관에 가면 매번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간 책이 보인다. 그걸 또 그냥 두고 못온다. 왜 그런거지?

고양이는 알고있어. 박현숙 글. 지우 그림.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양정무 지음..

쉽고 재밌게 읽혔다. 두꺼운 편이지만 그림과 사진이 많아 완독하기 어렵지 않다. 시리즈로 구성된 첫 번째 책으로 선사와 고대 시대 미술을 다룬다. 그 시대 미술 작품이나 도구 같은 걸로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데에 많은 분량을 쓴 것 같다. 서양 주류 학자의 관점이 아닌 본토 사람의 시각으로 작품을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보다 기술 문명이 덜 발달했을 뿐 고대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똑같구나 생각하다가도 고대 무덤 문화를 보면 지금 우리 인간과 다른 종족 같기도 하다.

2021. 9. 29. 비건 제과점 ICTUS

스벅에서 집으로 오던 길에 새로운 까페를 발견했다. 늘 다니던 길을 두고 안 가본 길로 둘러갔는데 이 까페가 보여 다음날 들렀다. 까페르기보다 제과점에 더 가까운 가게였다. 테이블 하나에 의자 두 개가 전부였다. 쿠키 하나와 라떼 한 잔으로 서너 시간을 보내기엔 미안했다. 3시 쯤 나가려는 참에 사장님이 마감시간이 됐다면서 이렇게 오래 있으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커피는 보통이지만 쿠키는 정말 맛있었다. 공짜로 주신 푹신푹신한 쿠키가 맛있어서 하나 사려고 했는데 다 나가고 없었다. 쿠키와 빵을 이곳에서 직접 다 만드는 것 같아 보였다. 유제품과 달걀 없이 만든다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이 벽면에 걸려 있었다.

비건 제과점. ICTUS.
사장님이 공짜로 주신 쿠키가 정말 맛있었다. 식감이 푹신푹신했다. 이름을 물어 알려주셨는데 까먹었다.

2021. 9. 25.

요즘 낚이는 책들이 전부 우울하다. 그중 김애란 작가님 소설집 <비행운>은 정점이었다. 싣린 작품이 하나같이 우울했다. 주인공, 서사, 분위기 모두 그랬다.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쓸모없어졌거나, 나름 성실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전보다 좋은날은 없을 것 같은 때를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에게든 이런 때는 찾아오기 마련인 것 같다. 그때의 무게감이나 절망감은 다 다르게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잘 보려준 작품들 같다. 김애란 작가님 글이 넘 좋다.

김애란 소설집. 비행운.
자살 토끼

그림책 제목으론 과격해서 빌렸다. 아동용 도서로 이런 책도 나오는 시대를 살고있다.

불안의 주파수. 청소년 소설집

10대, 20대,30대 할 것 웂이 모두가 불안하지만 체감하는 정도로 따지면 10대와 20대기 가장 큰 시기일 거란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됐다. 이 책에 싣린 착품들의 호불호는 각 달랐다. 이 책을 엮은 기획의도엔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 좋은 별점을 주지 못했다.

2021. 9. 25.

어떤 장소에 가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어떤 노래나 가스펠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생각들은 거의 조건 반사처럼 일어난다. 마치 종소리가 들리면 먹이가 나올 거라 기대하는 강아지처럼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머릿속에 그 사람을 떠올린다.

몇일 전 서점에서 직소 퍼즐 매대 앞을 지날 때 꿈돌이가 떠올랐다. 느닷없었다. 조금은 슬펐고 조금은 기벘다. 앞으로 직소 퍼즐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그랬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꿈돌아. 행복하게 잘 살아.

교보문고 핫트랙스 직소퍼즐 매대

지난주인가 지지난주인가. 일요일 온라인 예배 도중 한 가스펠이 나와 잠깐 딴짓을 했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이 떠올라 인터넷에서 그 사람 이름을 검색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아채고 황급히 웹브라우저를 닫았지만 그 사람 생각은 한동안 지속됐다.

이 가스펠을 들으면 지혜가 생각난다. 지금까지 실제로 본 여자 중 제발 예뻤다. 혼자 좋아했던 아이다. 나보다 6살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