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5.

<학교 가는 길>을 예매해 놓고 못 갔다. GV가 있는 영화라 앱으로 예매 취소를 할 수 없었다. 두 시간이면 넉넉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택시는 왜 그렇게 늦게 오는지. 비까지 와서 애먼 기사님께 짜증을 부릴 뻔했다.

나도 운전할 수 있고 차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극에 미친 날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언제 살 수 있을까.

미국 주식이 답이다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 알고싶어서 읽었다. 호가창이나 세금 제도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미국 주식거래 HTS는 호가창을 1단계만 보여준다는 게 신기했다. 그러면 좀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래세가 없는 대신 수익에 대한 양도세를 부과하는 세금 제도가 더 합리적인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보였다. 경제 관련 지표 인덱스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한 챕터를 통으로 할당해 인덱스를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주식은 테마주가 없다고 한다. 대신 실적과 지표에 따라서만 주가가 움직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기계적인 매매만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소개된 지표 인덱스는 깊게 이해하는 대신 간단하게 이런 지표가 있다는 것만 머리에 넣으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보인 것은 지표의 발표일과 주기였다. 지난 달 혹은 지난 주, 지난 분기의 데이터를 취합해 만든 지표가 이달 말, 혹은 이주 말에 릴리즈된다는 것이 공통점으로 보였다. 관측된 데이터와 배포되는 시점 사이에 공백이 있는데 이 지표를 미리 알 수 있다면 투자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이런 간극을 만들어 배포하는 걸까. 책의 제목대로 지표와 실적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미국 주식이 답인 것 같다.

미국 주식이 답이다. 장우석, 이함영 지음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모네의 그림이 모두 컬러로 싣려있다. 그 그림보다 그림들 밑에 달린 캡션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림의 제목 뒤에 붙어있는 소장 미술관이 정말 다양하다. 그의 그림들은 러쩌다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을까. 그 사연이 궁금해졌는데 이 책에서는 다뤄지지 않아 조금 실망했다. 모네 같은 거장의 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한 미술관에서 소장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그의 그림들은 더 많은 곳에 흩어져 있는 것 같다. 파리, 뉴욕, 런던, 모스크바, 도쿄, 그 외 여러 도시레 흩어져 있는 그림들이 마치 그의 유골이 흩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림들을 보러 다니러 저자가 팔았을 발품을 생각하니 저자의 열정도 모네의 그것에 모자라지 않아 보인다. 모네의 삶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에 쓰인 종이의 질이 좋아서 이 책이 더 좋다.

모네의 그림을 바로 앞에서 보면 스르르 잠들어버릴 것 같다.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리영환 지음.

2021. 5. 10.

요즘들어 집에 있는 게 넘 불편하다.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 이런 걸까. 매일 까페에서 하루를 보내다 저녁 즈음 들어온다. 혼자 나와 살고 싶다. 빨리 돈을 불려야 하는 이유다.

가까운 데 갈 만한 까페가 없다. 온종일 머무려면 화장실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근처에 그런 까페가 없어서 조금 먼 곳까지 간다.

어른들은 몰라요 (2020)

어른들은 몰라요 2020. 이환 감독

보기 전에 망설였다. 영화 시놉시스와 평들이 불편했다. 이환 감독 전작 <박화영>의 기억도 거들었다. <박화영>을 볼 때 힘들었다. <박화영>은 나와 전혀 마주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세계와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영화였고 <어른들은 몰라요>(2020)도 그런 영화였다. 나와 다른 세계, 그속에서 사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즐거움을 주거나 고통을 주는데, 이 영화는 고통을 준다. 보면서 하게되는 리액션은 거의 전부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말라고..’ 였다. 등장인물들의 행위를 보는 게 고통스러워 영화속으로 들어가 뜯어 말리고 싶어진다. 줄곧 이어지던 이런 어두운 분위기는 상담사가 나타나는 전후로 바뀐다. 상담사를 연기한 배우의 얼굴이 아이즈원 민주 같아 보여서, 민주가 연기도 하는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암튼 상담사가 등장한 후, 이제 보기 힘든 장면은 안 나오겠지 하는 안도가 찾아왔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후에도 보기 힘든 장면이 반전처럼 나온다. 하니 연기가 놀라웠다. ‘밝고 예쁜’ 연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말끝마다 욕설이 붙는 ‘어둠’의 연기에 도전한 것이 놀라웠고 좋았다. 등장인물 중 이름이 기억나는 건 세진 뿐이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다. 세진 캐릭터는 지능이 약간 모자라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제일 악한 캐릭터 같아 보이기도 한다. 컨테이너에 깔려 비명횡사 하는 장면과 배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취하는 세진과 영화의 흐름이 아직 안 잊힌다. 이 배우가 10대라서 아직 이 영화를 못 본다는 사실이 안심이 된다. 청불 영화에 출연한 아역 배우의 시간은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게 갈 것 같다. 어떡해..ㅠ

한줄평: 외면하고 싶은 세계, 포르노(고통 전시)로 말해야만 하는 이유 ★★★

유정이
새론이
소현이
향기

모두 아역 배우로 시작해 좋은 배우가 됐다. 새론이는 아역 때 출연한 청불영화 기억이 강렬해. 앞으로 좋은 영화 많이 출연해 줘요.

진주 귀고리 소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묘한 매력이 있다. 보고 또 봐도 처음 보는 듯 빨려든다. 실제 작품을 보면 어떤 느낌일일까.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이 작품을 가장 먼저 보고싶다.

트레이시 슈발리에 작가의 장편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는 이 작품 속의 여인이 페르메이르와 만나 그가 작품을 그리고 죽기까지의 시간이 담겨있다. 작가가 서문에서 밝히길 시대배경만 빼고 모두 상상력으로 썼다고 한다. 실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속의 여인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난 이 소설의 상상력이 너무 좋다. 다락방과 통하는 화실에서 화가 페르메이르와 그의 작품속 모델인 소설의 주인공이 단 둘이 있을 때의 분위기가 야릇하고 관능적인데 넘 아름답게 보인다. 마지막 장면도 넘 좋다. 어느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 되어라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스토리도 넘 좋다.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빌리에 작.

내일은 피카소 그림을 보러 갈 계획이다. 그의 실제 작품이 전시된다고 한다. 그림을 보는 것 자체가 좋다. 때때로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초등학교 이후로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 분명 내 팔과 손은 그때보다 퇴보했을 것이다. 책을 반납하고 빌려오는 길에 요즘들어 화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한 블럭에 한 두 곳은 화실이다. 요즘들어 는 것인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른다. 간혹 ‘성인반 모집’이라고 써붙인 종이가 보이면 가만 멈춰 바라본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초등학교 때 전학 가 헤어진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하는 로맨스 영화다. 과거(2003년)와 현재(2011년) 투 트랙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두 주인공 남녀가 만나게 될까 아니면 못 만나게 될까? 이 물음표로 끌고 간다. 영화를 보는 동안 두 마음이 왔다갔다 했다. 둘이 안 만났으면 했다가 만나길 바랐다. 오히려 남주와 서브 여주, 여주와 서브 여주가 잘 어울려 보여 그렇게 커플로 이루어지길 바라게 되는 특이한 로맨스 영화다.

두 남녀 주인공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장면이 없었던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런 점이 로맨스 영화로 특별한 점이 아닐까 싶다. 이런 로맨스 영화가 있었나 모르겠다.

소소한 것들이 좋았다. 뒤집어 쓴 편지, 수제 우산, 사소한 생활 대사, 이런 것들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우산 중에 강하늘이 강소라에게 선물한 우산이 예뻤다. 천우희, 강하늘, 강소라 연기도 좋았다. 천우희 친구로 나온 서브남주 연기도 좋았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강소라는 주연이라 해도 될만큼 존재감이 컸는데 특별출연이라는 앤딩 크래딧이 반전급이었다. 앞에서 말했듯 강하늘x강소라, 천우희x서브남주 간의 캐미가 좋아서 그렇게 커플이 되길 바라게 되는 좀 특이한 로맨스 영화다.

끝부분에 강하늘이 비맞으며 거리를 뛰어갈 때 들려주던 배경음악이 좋아서 상영 중에 폰을 켜서 검색을 했다. 그때 바로 검색하지 않으면 못 찾을 것 같은 음색의 목소리였다. 관객도 많이 없어 폰 화면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화면을 켰다. 음악은 신연아의 <Greet me with your hello>라고 나왔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두 남녀 주연 배우가 하나의 컷에 담긴 프레임은 포스터 뿐이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삽입곡. Greet me with your hello. 신연아.

별점: 4.0 ★★★★

한줄평: 남주x여주, 남주x서브여주, 여주x서브남주, 어떤 커플로 이루어져도 좋아

글 마감짖기 아쉬워서 천우희 컷 하나 올린다.

2021. 4. 29.

전문가 방송과 글에서 언급된 종목을 모두 모아 엑셀 데이터로 만들어 보았다. 모두 300개가 넘었다. 이걸 전부 일일이 하나하나 직접 타이핑했다. 이 데이터를 만든 목적은 주가가 조정 기회를 줄 때 놓지지 않기 위해서다. 방송이나 글에서 언급될 당시엔 단기간 사이 급격히 오른 경우가 많은데 그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종목이 미친듯이 오른다. 주식으로 돈 벌려면 정말 강심장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조정’이란 것도 모호하다. 내 식견으론 어디까지가 하락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더 하락할 거라 보고 기다리면 그냥 가버리고 이만하면 조정이 끝났겠지 판단하고 들어가면 조정이 아니라 대세 하락이다.

방송과 글에서 언급되기 전 저점에서 매수하고 싶은데 그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방송이나 글에서 언급된 종목을 모아둔 데이터

스프링 송

두 뮤지션이 음악을 만들다가 뮤비를 찍으러 일본으로 간다. <스프링 송>은 일본에서 뮤비를 찍는 사람들과 배경이 되는 장소들을 보여준다. 딱히 사건이나 감정의 변화 같은 게 없어서 스토리랄 것은 없는 것 같다. 음악도 완성하지 않고 뮤비부터 찍기로 한 주인공처럼 감독이 완성된 각본 없이 무작정 촬영부터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어느정도 지나면 완성된 음악과 뮤비가 궁금해진다. 뮤비 감독의 디렉팅과 배경음악이 완성작에 대한 기대감을 만든다. 감독이 연기자에게 요구하는 감정 연기가 복잡다단하게 보여지는데 대체 음악이 어떻기에 저런 요구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경 음악이 좋았는데 지금 듣는 이 음악 또는 노래가 뮤비에 쓰일 노래일까 아니면 다른 새로운 노래일까 궁금해진다. 영화를 끌고 가는 감정은 이 궁금증이었다. 영화는 완성된 뮤비를 보여주며 끝나는데 이걸 좀 지나 뒤늦게 알게 된다. 지금부터 완성된 뮤비를 보여줍니다 선언하거나 알리지 않는다. 대체로 음악들은 다 좋았다. 이 영화가 음악 영화라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반면 음악을 보는 즐거움은 크지 않다. 핸드 헬드 카메라가 간혹 많이 흔들리고 엉뚱한 곳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몇 있었고, 스토리나 감정선 변화가 없어서인지 음악이 기억에 각인되지 않는다.

스프링송 ost cd

영화 상영 후 GV가 있었다. 감독이자 주연 배우 유준상 씨와 정순원 씨가 진행을 했다. 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유준상 감독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셔서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감사하게도 OST CD도 선물로 주셨다. 음악을 들어보고싶은데 불행히도 CD플레이어가 없다. 음반 CD는 정말 너무 오랜만에 본다. 어떻게 듣지.

별점: 2.5 ★★☆

한줄평: 완성된 음악과 뮤비에 대한 궁금증,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가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일본에서 최장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몇주째 1위를 하고 있길래 얼마나 재밌길래 하는 마음에 봤다. 그래서인지 그렇게까지 재밌진 않았다. 네이버와 왓챠 리뷰에 의하면 TV 시리즈를 먼저 봐야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자기애 강한 주인공과 그와 함께하는 사명감 투철한 영웅적인 캐릭터, 약간 모자라 보이지만 착한 착한 캐릭터, 악당 캐릭터는 일본 애니에서 흔히 봐온 것 같았다. 스토리는 꿈과 현실, 정신의 핵 이런 게 나오기 시작하면서 흥미로웠다. 결말에서 악당이 이기고 우리편이 죽는 건 의외였다. 영원한 삶 대신 장렬한 죽음을 택하다니. 뭔가 기시감이 있으면서 뭔가 다른 게 있었다. 리뷰를 보면 마지막 30분 동안 울었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눈물도 안 났다. 더빙 연기는 일본 애니 특유의 과잉, 오버스럽게 느껴졌다. 인물의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들려주는지 혼잣말을 들려주는지 모르게 더빙 연기가 과하게 힘이 들어간 것처럼 들린다. 영상미는 좋았다. 만화책의 페이지를 넘겨보는 것처럼 씬이 이어졌다.

별점. 3.

한줄평. 만화책 페이지가 장면으로 살아나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