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 동네 도서관 오가는 길

도서관 오가는 길에 있는 어느 집 감나무에 감이 열렸다. 지나가며 볼 때마다 이 집이 좋아 보인다. 아마무시하게 비쌀 것이다. 적어도 수십억은 호가하겠지. 감은 맛있응까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니간다. 서울시내에서 이런 집에서 살고싶지만 지금은 능력이 안 된다.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는 일이다. 내가 산 주식은 사자마자 연일 마이너스권이다. 다음주엔 손절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단독 주택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감나무

미술학원 앞엔 새 그림이 걸려 있었다. 문이 열려 있어서 안을 몰래 구경했다. 한 교습생 이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부랴부랴 도망쳤다.

교습생이 그런 것 같은 그림..

도서관에 가면 매번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간 책이 보인다. 그걸 또 그냥 두고 못온다. 왜 그런거지?

고양이는 알고있어. 박현숙 글. 지우 그림.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양정무 지음..

쉽고 재밌게 읽혔다. 두꺼운 편이지만 그림과 사진이 많아 완독하기 어렵지 않다. 시리즈로 구성된 첫 번째 책으로 선사와 고대 시대 미술을 다룬다. 그 시대 미술 작품이나 도구 같은 걸로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데에 많은 분량을 쓴 것 같다. 서양 주류 학자의 관점이 아닌 본토 사람의 시각으로 작품을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보다 기술 문명이 덜 발달했을 뿐 고대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똑같구나 생각하다가도 고대 무덤 문화를 보면 지금 우리 인간과 다른 종족 같기도 하다.

2021. 9. 29. 비건 제과점 ICTUS

스벅에서 집으로 오던 길에 새로운 까페를 발견했다. 늘 다니던 길을 두고 안 가본 길로 둘러갔는데 이 까페가 보여 다음날 들렀다. 까페르기보다 제과점에 더 가까운 가게였다. 테이블 하나에 의자 두 개가 전부였다. 쿠키 하나와 라떼 한 잔으로 서너 시간을 보내기엔 미안했다. 3시 쯤 나가려는 참에 사장님이 마감시간이 됐다면서 이렇게 오래 있으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커피는 보통이지만 쿠키는 정말 맛있었다. 공짜로 주신 푹신푹신한 쿠키가 맛있어서 하나 사려고 했는데 다 나가고 없었다. 쿠키와 빵을 이곳에서 직접 다 만드는 것 같아 보였다. 유제품과 달걀 없이 만든다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이 벽면에 걸려 있었다.

비건 제과점. ICTUS.
사장님이 공짜로 주신 쿠키가 정말 맛있었다. 식감이 푹신푹신했다. 이름을 물어 알려주셨는데 까먹었다.

2021. 9. 25.

요즘 낚이는 책들이 전부 우울하다. 그중 김애란 작가님 소설집 <비행운>은 정점이었다. 싣린 작품이 하나같이 우울했다. 주인공, 서사, 분위기 모두 그랬다.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쓸모없어졌거나, 나름 성실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전보다 좋은날은 없을 것 같은 때를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에게든 이런 때는 찾아오기 마련인 것 같다. 그때의 무게감이나 절망감은 다 다르게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잘 보려준 작품들 같다. 김애란 작가님 글이 넘 좋다.

김애란 소설집. 비행운.
자살 토끼

그림책 제목으론 과격해서 빌렸다. 아동용 도서로 이런 책도 나오는 시대를 살고있다.

불안의 주파수. 청소년 소설집

10대, 20대,30대 할 것 웂이 모두가 불안하지만 체감하는 정도로 따지면 10대와 20대기 가장 큰 시기일 거란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됐다. 이 책에 싣린 착품들의 호불호는 각 달랐다. 이 책을 엮은 기획의도엔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 좋은 별점을 주지 못했다.

2021. 9. 25.

어떤 장소에 가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어떤 노래나 가스펠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생각들은 거의 조건 반사처럼 일어난다. 마치 종소리가 들리면 먹이가 나올 거라 기대하는 강아지처럼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머릿속에 그 사람을 떠올린다.

몇일 전 서점에서 직소 퍼즐 매대 앞을 지날 때 꿈돌이가 떠올랐다. 느닷없었다. 조금은 슬펐고 조금은 기벘다. 앞으로 직소 퍼즐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그랬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꿈돌아. 행복하게 잘 살아.

교보문고 핫트랙스 직소퍼즐 매대

지난주인가 지지난주인가. 일요일 온라인 예배 도중 한 가스펠이 나와 잠깐 딴짓을 했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이 떠올라 인터넷에서 그 사람 이름을 검색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아채고 황급히 웹브라우저를 닫았지만 그 사람 생각은 한동안 지속됐다.

이 가스펠을 들으면 지혜가 생각난다. 지금까지 실제로 본 여자 중 제발 예뻤다. 혼자 좋아했던 아이다. 나보다 6살 어렸다.

2021. 9. 10.

언니가 숨겨놓은 솨자상자

동네 도서관 가는 길에 과자 가게가 있다. 이 앞을 지나려면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한다. 빵과 쿠키를 굽는 냄새를 맡고 그냥 지나쳐야 하는 건 고문이나 한가지다. 그래도 고문이 아닌 것은 이 냄새가 넘 좋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입구에 높은 턱이 있어서다.

언니가 숨겨놓은 과자상자 차고 앞

그림이 귀엽다. 과자 가게 이름과 이 그림이 과자 가게 주인과 그가 만들어 파는 과자에 대한 상상을 부추긴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먹어봐야지.

미술학원 앞에 걸린 새 그림

전에 몇 번 언급했던 미술학원이 이 과자 가게 맞은 편에 있다. 이번엔 꽃 그림이 걸렸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어떤 그림으로 바껴 걸려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2021. 9. 9.

가래떡과 라떼

뭔가 궁합이 안 맞을 것 같은 가래떡과 라떼. 요즘 점심은 이렇게 때운다. 맛있진 않지만 가래떡 두 개는 끼니는 해결할 수 있다. 먹는 거엔 그닥 욕심이 없어서 집에 있는 거 아무거나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은 맛있는 게 땡긴다. <오무라이스 잼잼>을 읽고있으니 방금전에 먹었는데 배고프다.

어무라이스 잼잼. 조경규.

만화책이다. 온갖 음식과 식재료의 유래나 레시피를 육아일기와 엮어낸다. 먹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주를 차지하지만 희귀한 중국 먹거리도 있다. 작가 가족이 중국에 거주할 때 쓴 것 같다. 도서관에 가면 이 책이 최근 반납한 책을 모아둔 서가에 항상 보인다. 얼마나 재밌길래 인기가 많을까 싶어 한 권만 빌렸다. 시리즈로 10권이 넘는다. 만화책이라 쑥쑥 넘겨보는 재미는 있는데 배가 고파진다.

2021. 9. 8.

우리동네 길거리 겔러리

동네 도서관 갔다오는 길에 있는 미술학원 앞에 걸린 그림이 바꼈다. 2주에 한 번 꼴로 지나는 이 길이 겔러리 같다. 새로 걸린 그림엔 두 여자가 있다. 그 중 한 여자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입에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윗층에 미술학원이 있는 까페

이 날 넘 더워 아이스초코를 먹었다. 왜 더운 날 먹는 아이스초코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안 시원하게 느껴질까.

동네에 새로 생긴 까페나 아직 안 가본 까페가 보이면 도장깨기 식으로 가본다. 커피는 어떤지, 오래 있어도 눈치는 안 주는지, 손님이 많이 들락거려도 정신사납지 않는지, 이런 것들을 살핀다. 어떻게 해야 까페가 안 망하고 오래 갈 수 있는지, 단골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고있는 것 같은 기분. 이럴 때가 제일 조심해야할 때라는 말이 있다.

2021. 9. 8.

히가시노 게이고. 졸업
시간을 파는 상점 2. 김선영.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추리소설을 내리 3 작품을 읽고나서 잡은 책이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 2>.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수사와 뒷수습을 하는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고등학생들이 모여 꽁냥꽁냥 하는 이야기를 읽으니 심심하니 그렇다. 오래 전 전작을 나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후속퍈을 빌려왔다. 다른 책을 빌려오려 했는데 이 책이 보였다. 책 뒷부분 작가의 말에서 고국고에 있었던 실제 학생들의 운동에 착안해 쓴 작품이라는 걸 읽을 때 채다치즈가 생각났다.

내 10대와 함깨했던 선생님과 아이들이 생각난다. 여러 기억이 많지만… 소설의 소재가 어두워서일까. 한 학생의 자살, 학교 지킴이 아저시 부당 해고, 장애를 가지게 된 한 아저시가 존엄사를 요구하는 듯 한 암시. 이런 것들이 소설에서 나온다. 내 주변에 이런 일은 없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은 아이도 있었고, 어느 한 아이의 잘못으로 같이 한 방을 쓰는 모든 아이들이 벌을 받은 일도 기억난다. 구체적으로 어던 일인진 쓰지 않겠다. 나에겐 다 지나간 옛일이나 추억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닐지 모르는 일이다. 완전히 없던 일을 쓴 적은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아플지 모르는 일은 건들지 않는 게 좋겠다는 걸 지난 글로 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