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가 넘 지저분해

책을 떨어트렸다. 이런 일로 빡치는 일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썅 왜 그래? 하면서 내 손을 야단치는 정도다. 그다음에 그래. 손이 잘못했네. 잘못했어. 하면 상황 종료. 내일 아침에 엄마나 도와주시는 분이 주워주시기 전까지 책은 바닥에 있으면 된다.

책상을 보니 넘 지저분하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책상 어지르기이지 싶다. 책상 정리를 해야할 타이밍이다. 책상은 대략 한달이 못 돼 지금의 상태로 복귀되지만 이 상태로 계속 두다간 책상 위에 빈 공간이 남지 않는 날이 머지않아 오고야 만다. 책상 정리는 다른 사람에게 잘 맡기지 않고 내가 하는 편이다. 책상은 다른 사람 손 타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하려니까 귀찮다. 내일 하자. 벽에는 내가 못 본 영화 <숀더쉽: 꼬마 외계인 룰라> 포스터가 붙어있다. 영화 보러 극장에 가고싶다. 극장 안 간 지 거의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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