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은 늘 가던 곳만 간다. 한 번 가기 시작하면 잘 바꾸지 않고 전담 미용사 한 분을 정해진다. 헤어 스타일에 대한 취향이나 내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서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헤어 스타일은 단순하다. 늘 하던대로 해주세요. 라거나 단정하게 정돈만 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가위질로 내 머리털을 잘라내는 미용사 선생님은 처음엔 진땀을 빼시다가, 몇 번 해보시면 익숙해지신다. 왜냐면 내 몸이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해서다. 의식적으로 가만히 있으려고 집중하면 자세가 더 흔들린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 앞에서는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진다. 뇌성마비 증상 중 하나로 알고있다. 내 몸은 늘 내 생각과 다르게 반응하려고 한다. 가만히 있으려면 흔들리고, 힘을 주려고 하면 힘이 빠지고, 힘을 빼려고 하면 힘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