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31. 팬데노믹스

하버드생에게만 알려주는 비법 같은 게 있나 싶어 <하버드 부자 수업>을 읽었는데 그런 건 없었다. 그런 게 있다면 온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를 축적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알 만한 내용이 많다. 그 앎 만한 내용들이 거의 전부 실천하긴 힘들다. 예를 들면, 월급의 30%는 저축하라 같은 것들이다. 쭉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책을 가장 유용하게 읽을 독자층은 안정적인 수입이 매달 들어오는 회사원이다 라는 것이다. 회사원 중에서도 고연봉 회사원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닐 것 같다. 그리고 실제적이기라보다 추상적이거나 막연한 지침이 많이 보인다.

사람들의 관심이 부의 축적이 아니었던 적은 아마도 없었을 것 같다. 요즘 뿐 아니라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은 언제나 팔린다는 걸로 보아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이런 류의 책을 쓰는 저자, 번역가, 출판사 기획자 모두 약삭빠른 투자의 귀재가 아닌가 싶다.

팬데노믹스. 팬데믹과 이코노믹스가 합쳐진 합성어로 요즘 자주 보인다. 나는 이 단어를 볼 때마다 조금은 끔찍하다. 인간의 고통과 혼란을 탐욕의 시선으로 보는 것 같아서다. 고통과 탐욕. 이 상극의 두 단어가 합쳐진 세상에서 나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고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런데 그리 큰 걱정은 없다. 그들의 고통에 비해 크지 않고 다 잘 될 거라 믿는다. 잘 안 되더라도 크게 마음 쓰지 않을 것이다. 난 원래 낙천적이다.

하버드 부자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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