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졸업 작품 전시회에 작품을 냈다고 보러 오라는 게시글을 보고 갈까말까 망설이다 갔다. 어쩌다 샤대 미대생 계정을 팔로우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가서 그림을 보고싶었다. 아는 사람 없는 데에 혼자 가려니 용기가 안 났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를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긴 싫었다. 어릴 땐 안 그랬는데 나이를 먹으니 더 그렇다.
조소과 전시 작품이 재밌었다. 이 작품이 특별히 재밌었는데 뭔가 진지한 작품 같아보였는데 바닥에 놓인 하리보를 발견하고나선 감상이 달라졌다. 조각상이 바닥에 있는 하리보와 결합한 한 작품처럼 느껴졌다. 바닥에 떨어진 하리보를 보고 절규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작품 아래에는 꽃다발 같은 게 놓였는데 하리보라닠ㅋㅋㅋ 넘 귀여웠다.
고장나서나 어딘가 망가진 장난감 하면 떠오르는 프랑켄슈타인 같아 보이는 작품이었다. 작가와 어시스트하는 한 학생이 사다리를 타고올라가 작품을 보수하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넘 예뻐서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언젠가 유명해진 직가 전시회에서 동행자가 “이 작가가 무명일 때부터 좋아했”다고 말하면 되개 멋있고 부러워 보였다. 그런 일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좋은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 오늘 보려고 햇던 작가의 작품은 못 봤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무명 작가나 학생 작품 전시회를 보는 것도 재밌다.
학교에 가면 공부는 다시 하기 싫은데 학교는 다시 다니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