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 자체가 기인열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집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것도 고도의 집중력과 날렵함이 필요하다. 비밀번호를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닫는다. 이 간단한 일련의 동작이 나에겐 써커스 요원의 묘기다.

Forget what I've wrote event if (I say) true
내 삶 자체가 기인열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집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것도 고도의 집중력과 날렵함이 필요하다. 비밀번호를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닫는다. 이 간단한 일련의 동작이 나에겐 써커스 요원의 묘기다.
벌써 단풍이 들었나 했더니 10월이 3일 남았다.
올해 단풍은 작년보다 늦게 찾아온 것 같다. 단풍이 해마다 늦어지는 것 같은 건 기분 탓만은 아니겠지.
왜 내 말을 안 듣지? 사소한데 기분 넘 안 좋아. 탈출하고 싶다.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들락거리니까 신경이 예민해졌어.
내가 참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뭔가를 비능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선생님. 이건 이렇게 하면 더 편하고 빨리 끝낼 수 있어요. 내일부터는 이렇게 해보세요.
이렇게 말하면 갑질인가. 보고 있으려니 딱했다.
동네에 예술 서적 서점이 있다. 집에서 몇 걸음 거리에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들어가 보고 싶었다. 오늘 이 작은 소망을 이뤘다. 입구에 낮은 턱이 있어서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점원으로 보이는 분에게 도움을 부탁하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공간은 작았다. 벽면을 채운 책들은 모두 해외 원서였다. 점원으로 보인 분은 사장이었고 예술 분야 해외 원서를 수입해 서점에 납품한다고 했다. 서점에 가려고 한 본래 목적은 내가 가진 예술 서적을 중고로 팔기 위해서였는데 중고 도서 매입은 안 한다고 해서 둘러보다가 호크니 작가 책에 꽃혀버렸다. 매우 사고 싶었는데 넘 고가였다. 그렇게 그냥 나오려니 넘 아쉬웠다. 그러다가 이 책을 샀다. <Life lessons I learned from my cat>. 내 고양이가 가르쳐준 삶의 교훈들이라니. 제목부터 사랑스러웠는데 책 안의 그림도 예뻤다. 모르는 작가지만 일단 고양이를 좋아하니 믿을만 하고, 고양이로부터 삶을 배운 작가니 더 알아보고 싶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번역서가 있다. 번역서 제목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은 다른 느낌이다.
애널리스트들 종목 분석 리포트 제목 넘 재밌게 짖는다.
“2020년은 어쩔수 없는 보릿고개”
이 제목은 좀 슬프다.
특히 자영업자, 프리랜서, 작가, 소규모 교회 종사자 등, 모두 보릿고개 잘 버텨내시길 기도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 중 하나는 계산적인 사람이다. 주면 받아야 하고 받으면 줘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대를 지치게 한다. 물론 오고 가는 게 있어야 관계가 두터워지고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나치면 독이 된다. 특히 가까운 사이라면 더 그렇다. 줄 때가 있으면 받을 때가 있고 반대도 있다. 큰 금전 거래가 아니라면 주고 못 받으면 어떻고 받고 안 주면 어떻나.
이런 유형의 사람은 공평에 집착한다. 받으면 똑같이 받아야 평화가 유지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은 2를 받았는데 자기는 1을 받으면 기어이 전쟁을 벌려 자기도 1을 더 받던지 2를 받은 사람이 1을 토해내게 한다. 내가 1을 받고 다른 사람이 2를 받으면 어떻고 반대면 어때. 사람마다 재량이 다르고 때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을 곁에 두면 정말 피곤하다.
가족간 돈 거래할 때는 빌려주더라도 그냥 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게 좋다. 그렇게 살았는데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독립해서 혼자 살거나 결혼하고 싶다.
내 책 재고를 50부만 남기고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책은 팔리지 않고 보관비만 1년 동안 썼는데 이 돈이 적지 않다. 계속 보관하더라도 팔릴 것 같지 않다.
조금 우울하다. 뭐라도 해야 지금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아 확장 앱도 만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지만 되는 게 없다. 나 딴에는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도 이꼴인 건 최선을 다한 게 아니었을 거다.
그래도 새로운 걸 만들어보려고 오늘 도메인 두 개를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