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호텔 3> 미취학 아동과 같이 보자


몬스터 호텔 시리즈의 주인공 드릭은 전편까지 자기가 원하는 결말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1, 2편 모두 드릭이 그의 딸 마비스가 벌려놓은 일을 막으려다 실패하는 이야기였다. 1편에서 마비스가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인간 남자친구 조니를 헤어지게 하려다 실패했고, 2편에선 마비스 몰래 손자 데니스에게 벰파이어 교육을 시키려다 실패했다. 아니다. 2편은 실패라 보기엔 쫌 애매하다. 데니스에게 뱀파이어 끼가 나타났으니까. 이번 3편은 다르다. 마비스가 일을 벌이며 시작하고 마비스 모르게 드락은 크루즈 선장 에리카와 결혼하려는 미션을 세우고 매진하는 뼈대는 같지만 드락이 미션을 완수하는 결말은 다르다. 1, 2편처럼 조연 몬스터들의 깨발랄은 여전하다. 드릭과 그의 가족의 러브 스토리보다 디테일한 잔재미가 좋다. 예를 들면 마늘을 먹으면 방구가 즉석에서 나오는 장면이 웃게 해준다. 어린 아이들의 웃음 지뢰밭이 어른에게도 작용한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기다. 호텔 밖으로 나간 드릭 가족은 옷도 많이 갈아 입는다. 이전 편에서 호텔 유니폼처럼 입던 드릭의 검은 망또를 벗기고 다른 옷으로 갈아 입힌다. 마비스와 조니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전부 한가지 옷만 입었던 것 같다. 그냥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른 눈높이에서 위험하게 보이는 장면은 단점이다. 커플로 나오는 조연 몬스터 중에 두 투명 몬스터는 성차별적이다. 똑같이 투명인데 남자에게는 안경만 씌우고 여자에게만 옷을 입힌다. 다음 편에서는 둘 다 입히던지 둘 다 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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