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에 발매된 조수미의 앨범 only love는 내 인생의 앨범 중 하나다. 그해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서울로 왔다. 3개월 수습을 거치고 처음으로 연봉계약서라는 것을 받았고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원룸을 구해 엄마와 살았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객지에 온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교회를 찾아 엄마와 거의 매주 근처의 다른 교회를 찾아 다녔다. 새교인이 와도 환영은커녕 눈길 한번 안 주는 교회도 있었다. 몇 교회를 거쳐 새신도로 맞아준 교회는 찾았다. 엄마는 새 교회에 적응해갔지만 ㄴ나는 아니었다. 청년부 모임에 나간 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다가와주지 않았다. 어렵게 내가 먼저 한마디 건내면 단답형으로 답하거나 어쩔 줄 몰라했다. 나는 그들과 다른 종족인 것 같았다. 오늘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꼈다. 가까워지려고 하면 정색하며 멀어진다. Only love는 그때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산 앨범이다. 교보문고 hottrack 사이트에서 주문하고 기다리던 시간이 생각난다. 그리고 몇달 후 강남으로 이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