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도어> 멀쩡한 남자를 경계하라. 공포는 모든 것이 최적으로 보일 때 급습한다.


완벽한 남자, 완벽한 결혼이라고 추켜세울 때 알아봤어야 했다. B. A. 패리스의 장편소설 <비하인드 도어>는 꿈에 그리던 남자와 결혼한 한 여자의 지옥도를 그린 감금 스릴러다. 결혼 이후 여자가 후대폰도 없고 이메일도 남편과 공유한다고 했을 때 뭔가 낌새가 오기 시작했는데 지옥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지옥도의 끔찍함은 생생한 현실감에서 온다. 멀쩡한 외모와 높은 명성의 가정폭력 전문 변호사가 실은 폭력과 감금의 공포를 쾌락으로 느끼는 사이코패스이고 남부럽지 않은 전원주택이 실은 탈출해야 하는 감옥으로 변하는 데서 온다. 그래서 주인공 그레이스의 실상은 독자 외에 아무도 모르는 오롯이 그 혼자만의 것이다. 이 외로움과 무력감, 남자의 반전 캐릭터가 상상속의 픽션으로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최근의 안희정 사건과 재판이 오버랩 되어서였다. 다행인 것은 소설의 앤딩은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다. 내가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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