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제인 에어>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께를 보고 놀랐다. 이렇게 두꺼웠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900페이지 정도 됐다. 옛날 소설이지만 무난히 읽혔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빨려들었다. 제인 에어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가장 궁금한 건 제인 에어가 누구와 결혼할지, 아니면 아무와도 결혼하지 않을지였다. 세인트 존은 정말 이기적으로 보였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소명을 위해 아내가 되어 달라니! 로체스터도 마찬가지로 보였지만 그에겐 연민이 느껴졌다. 에어가 그와 결혼해 주길 바랐다. 나에겐 에어가 손필트 저택을 떠날 때가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였고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싶다.
로체스터처럼 나도 한밤중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간절히 불러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