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팥죽이 안 달아요

엄마가 죽류를 좋아하신다. 서양식 스프도 좋아하셔서 뷔페에 가면 스프부터 먼저 종류별로 전부 찾아 드신다. 애피타이져가 아니라 메인 요리급으로 즐기신다. 그중에서 팥죽과 호박죽은 밥상에 자주 오른다. 왜냐면 만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엄마 말에 따르면 쉽다는 것이지 내 말이 아니다. 문제는 내 입맛과 취향에는 안 맞다는 것이다. 엄마는 맛있다며 잘 드신다. 나는 슴슴하니 아무 맛이 안 난다고 좀만 달게 해달라고 하면 팥죽은 그맛에 먹는 거라고 하신다.

팥죽을 먹을 때면 야곱이 에서의 장자권과 맞바꾼 팥죽은 어떤 팥죽일까 궁금해진다. 그 팥죽이 이 팥죽은 아니겠지 하며 먹는데, 왜 목사님들은 이런 건 안 가르쳐주실까. 다들 이런 소소한 데에 더 관심이 많을 거 같은데 나만 그런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인기에 편승해 <누구누구의 우리집 부엌> 같은 프로가 나온다면 내가 꼭 우리 엄마 본방사수 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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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 창세기 25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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