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6.

엣날부터 엄마는 내가 공무원이 되길 바랐다. 가끔 나에게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하시다가 요즘에 언 그러셨는데 어제는 그런 비슷한 말을 하셨다. 자립생활기관을 차려보라는 그런 말을 하셨다. 난 정말 그런 일은 하고싶은 마음이 1도 없다. 지역마다 그런 기관은 2-3개는 있고 질높은 서비스를 지원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명감과 사람을 사랑하는 궁휼함 같은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난 스타트업으로 돈을 많이 벌고싶었다. 에전엔 스타트업이란 말 대신 밴쳐 기업이랍이란 말을 썼는데 그때부터 그런 꿈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대기업을 때려치우기도 했고 죽으라 ㅋㅋㅇ 같은 큰 IT깅업에 들어가려고 했었다. 차라리 공무원이 좨서 안정적으로 사는 게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후회는 없다. 엄마는 장애인에게 공무원만한 직업은 없다고 생각하시는지 맨날 게임만 하는 나를 보기가 답답하신가 보다. 내가 장애인 주제에 넘 큰 욕심을 부렸을까.

오랜만에 일거리가 들어왔다. 적은 액수지만 돈을 벌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 규하기가 그렇게 어려운지 어떻게 나한테까지 연락이 왔을까 했는데 한물간 기술인데다 돈도 작고 해서 나한테까지 온 거라는 걸 알게됐다. 개발자가 제일 하기 싫어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남이 짠 소스코드를 수덩하거나 추가하는 건데 한물 간 구닥다리 언어이거나 스파게티 소스코드라면 더 하기 싫은 일이다. 나한테 들어온 일이 딱 그랬다.

2022. 1. 5. 다섯째 아이

부부에게 다섯째 아이가 태어난다. 그런데 이 아이가 좀 이상하다. 신체와 정서 발육이 ‘정상’적이지 않다. 이 아이를 두고 부부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보호시설로 보낼지 말지를 상의한다. <다섯째 아이>의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평범한 가정에 발달장애나 지적장애 아이가 생기면 그 가정이 부부는 어떤 걸 겪고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중 아이의 엄마가 당하는 고통이나 죄책감, 상실감 같은 걸 알게해준다. 신혼 부부가 10명이 넘는 자녀를 낳기로 계획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리를 해서 4층짜리 대저택을 사서 사는 건 지금으로선 평범해 보이지 않지만.. 평범한 기정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암튼 그런 이야기다.

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우리 엄마 아빠도 내가 태어나면서 이런 일들을 겪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 아이를 멀리 떨어진 곳에 맡기고 그렇게 살기까지 어떤 감정으로 사셧을지 하는 생각과.. 내가 누군가와 결혼하게 된다면 그 사림에게도 그런 삶과 같겠지 하는 생각.. 나는 하루에 최소 두 번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살 수 있다. 밤에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난 후, 두 번 육체의 기본적인 욕구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때마다, 누가 나와 살겠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돼 하는 마음은 도통 꺽이지 않는다. 난 어쩌면 좋을까. 정말 꿈돌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꿈돌아 정말 많이 사랑해.

2021. 12. 31.

한 해 동안 감사한 일도 있지만 서운한 일도 있었다. 공격하거나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그렇게 받아들인 일은 잊을 수 없는 일일 것 같다. 내가 상대에게 그렇게 했든 상대가 나에게 그랬든 모두 그렇다.

새해에는 뭐라도 이뤄야지 하지만 매해 그대로다. 올해는 돈이라도 많이 벌자 했는데 이게 아마도 제일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정말 새해에는 꿈돌이와 결혼하고 싶다. 나 혼자만의 짝사랑인지 늘 불안하다. 못 이룰 꿈인 것 같아 불안하다. 새해부터 MBA 준비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자신이 업다.

2021. 12. 25. 박수근 전 보러 간 날. 오늘은 아님.

내가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와 아이 업은 소녀 작품을 진짜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작품들이 다 정갈한 느낌이었다. 시골 할머니가 자신이 먹을 때처럼 내어주는 밥상같았다. 정이 듬뿍 담긴 따뜻한 밥상을 비우고 온 느낌이었다.

박수근 전. 봄을 기다리는 나목.

2021. 12. 25. 크리스마스에 전시회 관람하기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졸업 작품 전시회에 작품을 냈다고 보러 오라는 게시글을 보고 갈까말까 망설이다 갔다. 어쩌다 샤대 미대생 계정을 팔로우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가서 그림을 보고싶었다. 아는 사람 없는 데에 혼자 가려니 용기가 안 났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를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긴 싫었다. 어릴 땐 안 그랬는데 나이를 먹으니 더 그렇다.

절규하는 듯한 사람

조소과 전시 작품이 재밌었다. 이 작품이 특별히 재밌었는데 뭔가 진지한 작품 같아보였는데 바닥에 놓인 하리보를 발견하고나선 감상이 달라졌다. 조각상이 바닥에 있는 하리보와 결합한 한 작품처럼 느껴졌다. 바닥에 떨어진 하리보를 보고 절규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작품 아래에는 꽃다발 같은 게 놓였는데 하리보라닠ㅋㅋㅋ 넘 귀여웠다.

작품 아래에 누군가 놓고 간 하리보.
프랑켄슈타인 같은 작품 앞에서 사진을ㄹ 찍음.

고장나서나 어딘가 망가진 장난감 하면 떠오르는 프랑켄슈타인 같아 보이는 작품이었다. 작가와 어시스트하는 한 학생이 사다리를 타고올라가 작품을 보수하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넘 예뻐서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언젠가 유명해진 직가 전시회에서 동행자가 “이 작가가 무명일 때부터 좋아했”다고 말하면 되개 멋있고 부러워 보였다. 그런 일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좋은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 오늘 보려고 햇던 작가의 작품은 못 봤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무명 작가나 학생 작품 전시회를 보는 것도 재밌다.

학교에 가면 공부는 다시 하기 싫은데 학교는 다시 다니고싶어진다.

2021. 12. 21. 샤대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시간이 떠서 샤대에 갔다.

경영대 버스정류장에서 본 경영대

아는 사람도 없고 딱히 가야할 곳도 없어서 다짜고짜 경영대에서 내렸다.

느티나무 리얼 딸기 라떼.

느티나무 와플이 맛있다는 걸 들었으나 리얼 딸기 라떼가 먹고싶었다. 넘 달달하고 맛있다. 나 다음에 어떤 여학생이 주문하고 있었는데 그냥 말걸고싶어서 미대 가는 길을 물었다. 자화연에도 갔는데 물은 얼어있었고 오리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가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교는 아는 사람 있을 때 자주 와야해. 연이 없는 사람은 더 못 오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