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결함


이번주는 망언, 실언, 비하 발언 기사만 보인 것 같다. 기사의 인물은 실수였다, 그런 식으로 받아들일진 몰랐다며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문제는 발언이 아니다. 감성의 문제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를 생각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발언들을 들여다보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감성엔 결함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말들이 있다.

1. 몸도 불편한데 책도 내고 대단하시네요.

이 말은 여자인데 공부도 잘하고 대단하시네요. 라는 말과 같다.

2. 이 사람은 왜 우리 모임에 나오는거야?

'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묻는 건 나는 이 사람과 다른 분류야,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3. 이 사람은 이거 싫어하지 않아?

발언의 당사자를 3자화하는 질문. 앞에서 듣는 '이 사람'은 듣고 말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이런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싫다.


반려견 반려묘 에세이를 읽으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해


반려견이나 반려묘 에세이는 읽기 전에 약간의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이들 에세이를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등장하는 고양이와 강아지에 정이 들어버린다. 정이 들면 헤어지는 게 두렵다. 그리고 고양이와 강아지가 대부분 병환이나 노화로 죽게 마련.

그래서 책을 열기 전 속으로 주문을 왼다.

정들지 말자. 정들지 말자. 정들지 말자. 

이것이 준비운동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준비운동의 효과는 없었다.

글과 사진을 읽어갈수록 마음이 몽글몽글 데워졌고 전혀 예상치못한 할머니의 죽음 예고 앞에선 페이지를 넘기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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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신이 임했는지 밥집앞 고양이님이 공손히 모델이 돼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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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카 써도 되는 나이


어제 엄마가 이걸로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카드를 주셨다.

이때 아들로서 보였어야 할 올바른 반응은, 아닙니다. 나이가 몇살인데 엄카를 씁니까 하면서 거절하는 것일까. 아니면 감사합니다. 하면서 넙죽 받아 쓰는 것일까.

나는 후자라 생각한다. 엄마도 그걸 원하실 거라 생각하고 오늘은 엄마 카드로 밥을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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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엄마가 외가 가족 모임 때문에 경주에 가셨다.

지금 집엔 나 혼자다.

누굴 불러서 밤새 같이 놀고 싶다.

배달음식 시켜 먹으면서 영화 보고 게임기로 게임도 하고

그러다가 잠오면 아무나 먼저 잠들기.

이렇게 같이 놀 수 있는 서람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 


아무도 안 기다린 정답 공개


어제 퀴즈 정답은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이다.

재미는 없지만 그럭저럭 읽을 수 있었다.

도쿄에서 살고있는 오사카 출신 작가가 어릴적 고향의 추억이나 오사카 사람들을 보는 편견과 그로인한 소소한 고충을 귀엽게 토로하지만 그속에는 오사카부심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막 재밌게 읽지못한 이유는 오사키와 일본의 토속문화나 사투리 같은 것들을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잘 와닿지 못해서인 것 같다. 

번역하는 데 애먹었겠다싶어 다 읽고나서 역자 프로필을 봤는데 불문학 전공자여서 놀랐다.

세상엔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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