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을 읽고 현타를 맞았다 

어릴 때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본 <빨강 머리 앤>의 원작 소설을 읽었다.

다 읽고나서 코끝이 쌔했다. 내가 아이 하나를 키운 느낌이었다. 앤이 아니라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에 감정이입한 내가 넘 이상해서, 이 느낌은 무엇? 이러고 있다가 나에게 엔만한 아이 하나가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나이가 됐다는 게 더 이상했다.

이 책의 등장인물 모두가 더없이 사랑스럽다. 배경이 되는 에이번리 마을과 초록 지붕 집도 말할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에이번리가 캐나다의 지명인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됐는데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리 지명인 줄 알았던 적이 있다.

내가 나이가 더 든다고 해도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처럼 앤을 사랑스럽게 키우고 어른스럽고 지혜로운 말을 할 수 있진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아쉬운 점 하나는 챕터마다 달린 소제목이다. 소제목이 스포일러여서 앤보다 먼저 기뻐하고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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