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저세상에서 추기로 하자


누워있거나 혹은 앉아있거나. 둘 뿐인 내 몸의 세계에서 춤은 다른 세계의 것이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춤의 쾌감은 아마도 저세상으로 가야만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유튜브나 TV로 보는 아이돌 그룹의 무대나 커버댄스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동영상이 재생되는 3~4분 시간 동안의 나는 다른 세계에 가있다. 그래서 우울할 때는 무한반복으로 춤추는 사람들을 본다.

춤으로 유튜브를 점령한 리아킴의 자서전 <나의 까만 단발머리>를 읽었다. 자서전을 쓸만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가 감내한 힘듦이 너무도 커보였다.

안무가는, 팔과 다리를 음계 삼아 또다른 작곡을 하는 작곡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선지에 음표를 써내려가듯 동영상 타임라인 위에 고유의 몸동작을 만들어가는 안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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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ㄴ녕..


교회에서 가끔 어색한 순간이 닥친다

아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쳤을 때 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그냥 지나치면 되게 어색하고 기분이 찜찜하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지는 평생 모를 것 같다.

반대로 오랜만에 마주친 사람이 먼저 인사해주면 덜 어색하고 고맙다.


Happy lunar new year


길가다 '울산'이란 글자를 보면 한번 멈춰 다시 보게 된다.

울산에 애착은 없다.

태어난 곳은 울산이지만 자란 곳은 창원이다.

가족이 울산에서 보낸 시간과 내가 창원에서 보낸 시간의 길이가 비슷하다.

대학생이 된 뒤로 명절이면 울산에 갔지만 이젠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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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용돈 받아오는 날이었는데 지금 가면 체력 털리고 지갑 털리고 영혼도 탈탈 털릴듯..


이것은 시인가 드립인가


봄은 좋겠다.

너가 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겨울은 봄이 밉겠다.

너가 빨리 떠나길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집에 들어가려다 볕이 좋아서 공원에서 잠깐 멍을 때렸다.

남자 아이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대화를 들어보니, 한 명은 연배가 있어 보였는데 외모도 20대 후반은 돼 보였다.

동네 교습학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얘들아.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농구나 한 판 때릴까? 하면서..

상상이 맞는지 모르지만 보기 좋았다.


수요일 한낮의 교회


수요일 한낮의 교회엔 절박함이 있다.

듬성듬성 홀로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속에 있는 절박함이 보인다.

모두 가슴속에 절박함 하나씩은 품고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처럼 특별 연주가 예고없이 있는 날이 좋다.

찍고 있느라 오롯이 감상할 수 없었다.

목사님 설교말씀보다 첼로와 바이올린 소리에 위로받는 날이 있다.


나만 알고싶은 냥이와 댕댕이들


내가 인스타 폐인이 된 여러 이유 중에 하나는 냥이와 댕댕이 때문이다. 알음알음 팔로우하고 있는 냥이와 댕댕이 계정만 10개에 가깝다. 냥이와 댕댕이를 좋아하지만 여건상 함께 살 수 없는 나에게 이들 계정은 소소한 행복을 준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피드에서 잘 보이지 않으면 병이 들었나, 혹여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나 하는 걱정을 주기도 한다. 모든 냥이와 댕댕이가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때때로 계정주이자 집사에 대해 알고싶어지기도 하지만 단념하곤 한다. 그저 랜선 집사로만으로도 좋다. 아래는 내가 아끼는 냥이와 댕댕이 계정의 스샷이다. 계정 아이디와 이름, 그밖의 정보가 될 만한 것들은 가렸다. 계정주의 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고 오래도록 나만 알고싶은 계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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