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가 작년에 낸 책이다. 미래에 대한 예견보다 저자의 과거와 그의 세계관이나 생각들에 대해 많이 알게됐다. 그것들 중에 나의 관점과 다르고 동의할 수 없는 몇몇은 나를 놀라게 했다. 그렇긴 해도 돈에 관해서나 세상에 관해서 나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 쓴 책이다.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 짐 로저스.

요즘 도서관에 가면 돈에 관한 책이 먼저 보인다.

2021. 6. 7.

장애인 콜택시를 타면 열에 한 번은 기사님과 작은 실랑이를 벌인다. 안전 벨트 때문이다. 택시에 승차하고 기사님이 안전 벨트 맬까요 라고 물으면 그냥 갈게요 하고 거절한다. 그러면 대부분 아무 일없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신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씩 강제로 메라 명하신다. 안 메도 괜찮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장애인 콜텍시 안전 벨트는 일반 차량의 그것과 모양과 메는 방식이 다르다. 두꺼운 모양의 벨트로 가슴 전체를 두른다. 두르고 있으면 갑갑하고 죄수 호송차에 탄 기분이 든다. 본인의 의사보다 왜 기사님의 판단이 중요한지 모르겠다. 이렇게 안전을 위한다며 벨트 메기를 강요하시는 기사님은 운전이 거칠다. 어제 기사님은 운전중에 폰으로 뉴스 기사도 읽으셨다.

워렌 버핏 투자 노트

워렌 버핏 투자 노트. 메리 버핏.

제목을 보면 워렌 버핏이 직접 쓴 자서전 같지만 저자는 한때 버핏 가문의 가족이었던 전 며느리 메리 버핏이다. 금융위기가 있기 전 2007년도에 출판된 책이다. 워렌 버핏의 투자 격언과 그에 대한 저자의 짧은 코멘트로 구성되어 있다.

2021. 5. 15.

<학교 가는 길>을 예매해 놓고 못 갔다. GV가 있는 영화라 앱으로 예매 취소를 할 수 없었다. 두 시간이면 넉넉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택시는 왜 그렇게 늦게 오는지. 비까지 와서 애먼 기사님께 짜증을 부릴 뻔했다.

나도 운전할 수 있고 차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극에 미친 날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언제 살 수 있을까.

미국 주식이 답이다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 알고싶어서 읽었다. 호가창이나 세금 제도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미국 주식거래 HTS는 호가창을 1단계만 보여준다는 게 신기했다. 그러면 좀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래세가 없는 대신 수익에 대한 양도세를 부과하는 세금 제도가 더 합리적인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보였다. 경제 관련 지표 인덱스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한 챕터를 통으로 할당해 인덱스를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주식은 테마주가 없다고 한다. 대신 실적과 지표에 따라서만 주가가 움직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기계적인 매매만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소개된 지표 인덱스는 깊게 이해하는 대신 간단하게 이런 지표가 있다는 것만 머리에 넣으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보인 것은 지표의 발표일과 주기였다. 지난 달 혹은 지난 주, 지난 분기의 데이터를 취합해 만든 지표가 이달 말, 혹은 이주 말에 릴리즈된다는 것이 공통점으로 보였다. 관측된 데이터와 배포되는 시점 사이에 공백이 있는데 이 지표를 미리 알 수 있다면 투자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이런 간극을 만들어 배포하는 걸까. 책의 제목대로 지표와 실적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미국 주식이 답인 것 같다.

미국 주식이 답이다. 장우석, 이함영 지음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모네의 그림이 모두 컬러로 싣려있다. 그 그림보다 그림들 밑에 달린 캡션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림의 제목 뒤에 붙어있는 소장 미술관이 정말 다양하다. 그의 그림들은 러쩌다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을까. 그 사연이 궁금해졌는데 이 책에서는 다뤄지지 않아 조금 실망했다. 모네 같은 거장의 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한 미술관에서 소장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그의 그림들은 더 많은 곳에 흩어져 있는 것 같다. 파리, 뉴욕, 런던, 모스크바, 도쿄, 그 외 여러 도시레 흩어져 있는 그림들이 마치 그의 유골이 흩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림들을 보러 다니러 저자가 팔았을 발품을 생각하니 저자의 열정도 모네의 그것에 모자라지 않아 보인다. 모네의 삶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에 쓰인 종이의 질이 좋아서 이 책이 더 좋다.

모네의 그림을 바로 앞에서 보면 스르르 잠들어버릴 것 같다.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리영환 지음.

2021. 5. 10.

요즘들어 집에 있는 게 넘 불편하다.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 이런 걸까. 매일 까페에서 하루를 보내다 저녁 즈음 들어온다. 혼자 나와 살고 싶다. 빨리 돈을 불려야 하는 이유다.

가까운 데 갈 만한 까페가 없다. 온종일 머무려면 화장실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근처에 그런 까페가 없어서 조금 먼 곳까지 간다.

어른들은 몰라요 (2020)

어른들은 몰라요 2020. 이환 감독

보기 전에 망설였다. 영화 시놉시스와 평들이 불편했다. 이환 감독 전작 <박화영>의 기억도 거들었다. <박화영>을 볼 때 힘들었다. <박화영>은 나와 전혀 마주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세계와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영화였고 <어른들은 몰라요>(2020)도 그런 영화였다. 나와 다른 세계, 그속에서 사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즐거움을 주거나 고통을 주는데, 이 영화는 고통을 준다. 보면서 하게되는 리액션은 거의 전부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말라고..’ 였다. 등장인물들의 행위를 보는 게 고통스러워 영화속으로 들어가 뜯어 말리고 싶어진다. 줄곧 이어지던 이런 어두운 분위기는 상담사가 나타나는 전후로 바뀐다. 상담사를 연기한 배우의 얼굴이 아이즈원 민주 같아 보여서, 민주가 연기도 하는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암튼 상담사가 등장한 후, 이제 보기 힘든 장면은 안 나오겠지 하는 안도가 찾아왔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후에도 보기 힘든 장면이 반전처럼 나온다. 하니 연기가 놀라웠다. ‘밝고 예쁜’ 연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말끝마다 욕설이 붙는 ‘어둠’의 연기에 도전한 것이 놀라웠고 좋았다. 등장인물 중 이름이 기억나는 건 세진 뿐이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다. 세진 캐릭터는 지능이 약간 모자라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제일 악한 캐릭터 같아 보이기도 한다. 컨테이너에 깔려 비명횡사 하는 장면과 배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취하는 세진과 영화의 흐름이 아직 안 잊힌다. 이 배우가 10대라서 아직 이 영화를 못 본다는 사실이 안심이 된다. 청불 영화에 출연한 아역 배우의 시간은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게 갈 것 같다. 어떡해..ㅠ

한줄평: 외면하고 싶은 세계, 포르노(고통 전시)로 말해야만 하는 이유 ★★★

유정이
새론이
소현이
향기

모두 아역 배우로 시작해 좋은 배우가 됐다. 새론이는 아역 때 출연한 청불영화 기억이 강렬해. 앞으로 좋은 영화 많이 출연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