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4. 요즘 읽는 것들

기적을 만드는 소녀.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대출.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을 어린 아이들이 무찌르는 스토리의 청소년 소설. 설정과 스토리가 귀엽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주민센터 도서관 대출

김초엽 작가의 SF 단편집. 첫 번째 작품(제목은 기억이 안 남)이 제일 좋았다. SF 소재와 스토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아 보였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애 지음

꿈을 파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라 단편집처럼 읽혔다. 따뜻한 판타지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대출.

눈이 멀게 되는 전염병이 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의 묘사가 넘 적나라하다.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 게 특이하다.

The girl on the train.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대출

주인공이 술 먹고 블랙아웃된 날 밤, 실종사건이 벌어지는데 자신이 그 사건에 연루됐다는 걸 알게되면서 기억을 찾아가는 범죄 추리소설. 절반 정도 읽으면 범인이 누구인지 감이 온다. 그래도 재밌게 읽어진다.

아무튼, 술. 주민센터 도서관.

글이 참 찰지다. 살다살다 이런 술드립을 책으로 보게 될 줄이야.

공항에서 일주일을 히드로 다이어리. 알랭 드 보통. 주민센터 도서관

공항 소유주가 작가를 고용해 글을 쓰게했다는 게 신기하다.

씨네21 1296호.

<미나리>를 보고 영화 글을 읽고싶어서 오랜만에 샀다. 영화글이 읽고싶으면 다른 대안이 없다. <미나리>는 보면서, 아 어떡해. 아 어떡해만 하다가 끝나버렸다. 풀릴라 하면 문제가 닥치고 또 풀릴라 하면 다른 문제가 닥치는 이 가족이 넘 안쓰러웠다.

2021. 2. 3. 거래의 기술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티와 극성 지지자를 가진 전 대통령 트럼프. 많은 욕을 먹고도 전혀 기죽거나 물러서지 않는 그가 알고싶어 <거래의 기술>을 읽었다. 자서전을 쓰는 자가 빠지기 쉬운 유혹이 자화자찬인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고소 고발로 얽히기에 주저함이 없고 자신이 불리한 거래에도 협상에 뛰어드는 대담함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연임에 실패한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대통령으로만 단정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그 자신은 흙수저라고 하지만 금수저인 사업가로서 성취한 건 있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or 진리)들을 끝까지 놓지 않는 지조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존경받을 만하다. 그가 해온 과거의 모든 거래보다 가장 큰 거래(연임)에는 실패한 것 같다.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밑줄 친 부분을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사업에선 옳은 말 같긴 한데 이 사람은 정말 정치도 장사꾼 마음가짐으로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와 세계의 사람들을 대하는 일에는 이윤을 앞세워선 안 된다. 트럼프를 좋아한다고 하면 욕먹을 것 같지만 나는 트럼프를 좋아한다.

밑줄 친 문장보다 그 뒤따르는 문장이 재밌다. 뭔 말이야 하면서 읽었다 ㅋㅋㅋㅋ 이 담에 뉴욕에 가게 되면 트럼프 타워 앞에서 인증샷 찍어야지.

2021. 1. 17. 미스터 마켓 2021

챕터 3는 역사서나 경제지 기사 같이 읽혔고, 챕터 4는 어려웠다. 경제학을 배우는 학생의 교과서에 나올 것 같았다. <미스터 마켓 2021>의 5 챕터 중에서 제일 안 잃어지는 챕터다. 제일 잘 읽힌 챕터는 마지막 챕터다. 2021에 오를만한 종목의 섹터를 귀띔해준다. 이 책을 산 사람에게만 비밀스럽게 귓속말로 알려주는 것처럼. 그런데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 돼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출간한지 한 달하고 조금 더 지났는데 오래된 정보가 된 것 같다. 정보의 확산 속도가 넘 빠른 세상이다. 그리고 챕터 5는 교수님이 시험 범위를 알려주는데 시험 범위가 너무 넓은 느낌이다. 여기에서 여기까지는 꼭 문제가 나올 겁니다. 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여기까지’가 너무 넓고 많아서, 차라리 교과서 전부를 보라는 말과 같아지는 그 느낌이다.

미스터 마켓 2021. Page2
블랙핑크를 JYP로 보내버린 챕터 5의 저자 염부장님.

내가 K-POP 덕후라 이런 건 눈에 잘 보인다.

2020 연말 결산: 올해의 책

한 해 동안 읽고 왓챠에 별점을 매긴 책은 44권이다. 별점을 매기지 않은 책은 몇 권인지 모르겠다. 높은 별점을 준 책 10권을 나열한다. 정렬 순서는 없다. 별점은 밝히지 않는다.

  1.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2. <나의 빨강머리 앤> 백영옥
  3.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4. <빨강 머리 앤> 박혜원 역
  5. <기묘한 병 백과> 도밍
  6.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7.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8. <장수 고양이의 비밀> 무라카미 하루키
  9. <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축
  10.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2020. 12. 5. 리액트 파기

몇일 전부터 리액트를 파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자료로 파기 시작했다가 책을 사서 보고있다. 라이브러리는 대개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로 어느정도 익혀지는데 리엑트는 책을 사야했다. 리액트, 해보니까 별거 아니다.

리액트를 다루는 기술. by 김민준.

파다보면 내가 무슨 영화를 누리려고 이걸 하고 있나. 현타가 온다.

You’re not alone. Charlie Brown. by Charles M. Schulz.

서점 갔다가 세일 하길래 충동구매한 책.

2020. 11. 19. 12가지 인생의 법칙

요즘 많은 젊은이가 법칙, 적어도 지침을 갈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적어도 서구 세계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 어난 세대 – 옮긴이)는 지금 특별한 역사적 상황을 겪고 있다. 그들은 학교에 서 서로 모순되는 두 도덕 개념을 동시에 배운 첫 세대다. 이런 모순된 교 육 때문에 때때로 방향 감각을 상실하거나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더구나 그들이 가지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그들의 소중한 재산을 빼앗기고 말았다.

두 개념 중 하나는 도덕적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상대주의적 도 덕성을 개인적인 가치 판단’이란 이름으로 가르친다. 상대적’ 이라는 표현 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 다. 따라서 도덕성과 그와 관련된 법칙들은 개인적인 의견이나 우연에 불 라한 것이고, …

p524

반면에 현대 상대주의는 삶을 사는 방법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주장한다. 상대주의에 따르면, 진정으로 선한 것도 없고 진정한 미 덕도 없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주의에서 ‘미덕’에 가장 가까운 개념은 ‘관용이다. 관용만이 다양한 집단의 사회적 결속을 보 장하고, 서로를 해치는 상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것이라 생각한다. 페 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소셜 미디어에는 자신이 얼마나 관용적이고 개방적이며 동정적인가를 모두에게 과시하면서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들 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호자찬에 불과하다. 미덕의 과시는 미덕이 아니다. 미덕의 과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악덕일 수 있다.

p526~7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해설에서 발췌한 글이다. 책의 본문보다 해설이 더 직접적이다. 본문은 저자가 기필고 내 주장을 읽는이에게 설득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좀 장황하다는 느낌을 준다면, 본문의 요약같은 해설은 짧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직진해 과녁에 꽂히는 느낌이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어느 책이나 마찬가지지만 이 책의 내용을 100% 수긍하진 않는다. 만약 어떤 책을 그렇게 잃었다면 읽지 않은 거나 같다고 생각한다.

2020. 11. 8. 살고싶다는 농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돌아온 사람은 그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허지웅 작가의 글이 예전과 다르다. 그가 달라졌을 수도 내가 달라졌을 수도 아니면 둘 다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세상의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죽은 것들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의 글이 온순해졌다. 예전의 치기어린 당당함과 날선 직설 같은 글이 아니다. 나는 그런 그의 글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의 글이 싫어진 건 아니다. 다만 아쉽고 그리울 뿐이다. <살고싶다는 농담>에서 그는 남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을 그만두었다고 말한다. 이 일은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었다고 간증한다. 정말 이건 진실이다. 나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얼마나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지 알고있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다. 피혜의식과 결별하라.”

그에게 이 책에서 한 문장만 고르라고 협박한다면 아마도 그는 주저없이 이 문장을 고를 것이다. 피혜의식과 결별하기란 쉽지않다. 그것은 곧 이전의 삶을 버리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해야 한다. 모두가 피혜의식을 가슴속에 끓어않고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옥인 세상은 더 극심한 지옥이 될 것이다.

우리는 힘들 때 죽고싶다는 말을 진담으로 하고 많은 이들이 그 말을 실행으로 옮기는 세상을 살고있다. 그가 제목을 <살고싶다는 농담>으로 붙인 건, 이들이 살고싶다는 말을 간절한 소망이 아닌 농담처럼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 같다.

허지웅 작가. 살고싶다는 농담

지금 막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다. 허지웅 작가의 연상 단어는 철학자 니체다. 니체는 그가 사랑해마지 않은 철학자다. 만약 니체가 오늘날 태어나 살아간다면 허지웅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니체가 살아 활동하던 시대에 인터넷이 존재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생각과 글에 감명받고 깨달아 세상은 지금보다 좋아졌고 니체의 말년은 미치광이로 비참해지지 않았을 텐데. 하나마나한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허지웅 작가의 심신의 건강을 빈다.

2020. 11. 1. 모범덕질의 교과서

덕질을 한다면 백영옥 작가처럼 해야 한다. 그녀는 모범덕후의 산증인이자 그녀가 쓴 두 권의 책 <빵강머리 앤에게 하는 말>과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은 덕질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빨강머리 앤은 그녀가 슬퍼할 때 달래주고 좌절할 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삶에서 닥친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며, 기쁠 때 함께 기뻐해준다. 앤은 그녀에게 때로는 친구이자 때로는 선생님, 때로는 엄마가 돼준다. 삶에서 이런 앤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 두면 외롭지 않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구나 알리지 않고 각자 다른 ‘앤’과 함께 살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성덕이라는 말이 있다. 성공한 덕후의 준말로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거나 그 스타가 알아줄 만큼 유명해진 사람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앤은 소설 작품속 인물이지만 그녀는 성덕이다. 최근 나는 덕질로 뭔가를 시작했다. 이 덕질이 성덕의 길이 되어주길 하는 소망을 가져보려고 한다.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밀레 오리지널